Fund of Funds(재간접 펀드) 우월전략 해킹하기

글의 순서
1. 계란 옮기기 대회(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2. FoF vs VC 직접 투자

3. FoF의 단점: 이중 수수료
4. FoF의 우월전략
(1) VC는 지속적으로 시장을 아웃퍼폼했다.
(2) Top tier VC가 압도적이다.
(3) 적어도 VC는 과거의 승자가 앞으로도 승자일 확률이 높다.
(4) 계란은 가장 튼튼한 바구니들에 몰아담자! Top Tier VC 다각화전략
5. FoF에게 남겨진 숙제

계란 옮기기 대회, 엄청난 상금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바구니에 계란을 30개 담아주고, 계곡을 건너 옆 마을까지 무사히 배달 해주면 계란 1개당 1,000만원을 준다면 어떤 계획을 세울 것인가 생각해보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부푼 기대를 가득 안고 자전거에 계란 바구니를 담아 길을 가는 순간 깨닫게 될 거다. 아, 이거 장난 아니구나. 대부분의 경우 아래와 같은 상황을 한 번 혹은 여러 번 겪게 된다. 마치 어린 시절 보던 만화에서 처럼 아.. 이제 끝난건가? 하는 순간 다음 시련이 찾아온다.

계란을 옮기는 험난한 여정

그러다 결국 누군가 계란 배달을 성공해서 3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모두가 계란 배달에 뛰어 들게 된다. 시간이 지나며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너는 노하우가 생기고 전문 배달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조차 30개의 계란 전부를 배달하지는 못하고 대부분 많아야 절반 이하의 계란만 배달한다.

배달원은 더 좋은 자전거를 사기 위해서 사람들로 부터 후원을 받게 되는데, 사람들은 배달원에게 돈을 후원해주는 대신 배달원이 계란 배달에 성공하면 보상금을 일부 나눠 같기로 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각자 좋아보이는 한 명의 배달원만 후원을 하다 나중엔 성과가 가장 좋은 배달원 장투준, 신지식, 김성 3명에게 조금씩 후원금을 나누어 후원하기로 했다.

"위에서 계란에 비유를 했으나
실제로 VC 투자가 계란 배달과 비슷하다. "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심사역이 직접 좋은 회사를 골라 유니콘이 되는 과정을 함께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멀고 험난해서 30개의 계란이 전부 배달되어 유니콘이 되진 않는다. 후원자 입장에선 한 명의 배달원만 고르지 않아도 되듯, 투자자 또한 여러곳의 VC에게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VC Fund에 출자하여 LP로 참여하기엔 현실적으로 최소 출자 자금 등의 진입장벽이 있으므로,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는 구조와 같이 Fund를 구성하여 VC Fund의 LP로 참여한다. 이를 Fund of funds(재간접 펀드. 이하, "FoF')라고 한다.

FoF를 운영하는 것보다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아?

처음 FoF에 대한 개념을 접하고 들었던 생각이다. 사고실험을 하나 했다. 먼 훗날 내가 투자 하우스를 차린다면, XX투자파트너스라는 VC를 직접 만들어서 내가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본다면 어떨까?

대부분이 VC의 본질은 투자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투자를 하기위해선 "펀드레이징" 이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트랙레코드가 부족하고 자금 여력이 타이트한 신생VC가 기관투자자들로 부터 투자 받기란 쉽지 않다.

지난 글에서는 PE와 VC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는데, 둘 다 해당 글에서 설명했든 주요 수입원은 관리보수와 성과보수이다.

PE vs VC 대체 뭐가 다른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모펀드. 영어로는 Private Equity라고도 합니다. PE는 VC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PE는 뭐하는 곳이고, PEF는 어떻게 운용되는지 같이 알아봅시다.

하지만 VC투자는 일반적으로 투자 후 Exit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기 까지 약 5~8년 정도 소요됨을 가정하면 최소 5년은 성과보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신생 투자사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하기 전 투자성과를 만들고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투자 회수 예상 기간이 2 ~ 3년 정도로 예상되는 투자 건에 대한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조차 펀드 결성의 난이도가 있고 2년 이상 관리보수 외에는 기대가능한 수익원이 부재한 상황이다.

만일 우여곡절 끝에 펀드레이징이 잘 마무리 되더라도 투자 성공의 여부는 장담하기 힘들다. 200억 펀드를 결성하여 10억씩 20곳의 스타트업에게 투자를 하면 투자 검토 후 집행까지 최소 1~2년 이상, 좋은 곳에 투자를 했더라도 시기가 좋지 않으면 그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거나 중간에 망하는 회사도 나오기 마련이다. 위에서 비유한 계란 배달까지 하루이틀이 아니고 길게는 8년 이상이 걸리고 그 시간이 지나서도 계란이 깨져있을지 성공적으로 배달이 될지 모른다면?

실제로 내 주위엔 새롭게 투자사를 차리며 독립한 선배분들이 계시고, 고민끝에 독립하지 않고 다른 투자사로 이직 혹은 현재 재직 중인 투자사의 파트너로 승진하신 분도 계시다. 각자 현업에서 오랜시간 투자 사이클을 겪은 분들이며, 커리어 선택에 있어 정답은 없다. 다만, 각자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릴 뿐이다.

서두에서 알아본 것과 같이 우리 모두가 VC가 되어 직접 계란을 배달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보면 위험 분산 차원에선 잘하는 계란 배달원에게 나눠서 베팅하는 전략이 우월할 수 있다. 계란을 직접 배달하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낮은 대신 성공할 경우 엄청난 수익을 얻게 되지만, 그정도의 위험을 짊어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계란을 가장 잘 배달하는 사람을 알고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 일 수 있다. 어떤 스타트업이 가장 잘 될 것인지를 알아보는 눈, 그렇게 찾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를 얻어내는 능력, 오랜 시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성장시킬 수 있는 인내심 등 모든 걸 갖추는 건 쉽지 않다. 오히려 그런 걸 잘하는 사람을 찾아 지원하고 한 배를 타는 게 더 확실한 승리 전략일 수 있다.

투자관점에서 보면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지만 우리는 자본 배치의 효율성 관점과 기회비용 및 위험분산 정도를 관리해야한다. 결국 변동성은 최대한 줄이면서 원하는 기대수익률을 설정하는 최적의 spot을 찾아야하는데 이는 Efficient frontier(효율적 투자선)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변동성과 수익률의 함수를 통해 Sharpe Ratio를 산출하는데, 변동성이 낮아 어느정도 예측가능하면서 원하는 수익률을 얻고 싶다면 Risk-Return을 고려하여 위의 효율적 투자선에서의 최적점이 어디쯤 일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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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를 운용함에 있어 risk를 높이면 기대수익은 커지나, 포트폴리오 표준편차도 함께 증가한다. 결국 위험조정수익률을 산출하게 되는데, Sharpe Ratio가 대표적으로 사용되어 비슷한 위험 수준에서 얼마나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했는지 평가한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개념은 켈리공식인데, 각 투자 건의 기대 수익과 투자 성공 확률을 설정하여 최적의 베팅(투자) 금액을 설정해 볼 수 있다. VC펀드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사전에 예상되는 투자 성공 가능성 및 기대 수익률을 분석하여 Asset Allocation에 참고할 수 있다.

Source: Young Research & Publishing Inc.

예를 들어 위와 같이 단순히 주식과 채권을 혼합하여 투자하는 자산배분 방식만으로도 100% 주식 혹은 100%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 보다 더 나은 Sharpe Ratio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를 VC에 연결시키면, 단순히 VC를 직접 차리거나 한 곳의 LP로 출자하기보다 각자 다른 철학을 가지고 다른 섹터의 전문성을 지닌 곳에 출자를 한다면 위험 분산과 더불어 더 높은 Sharpe Ratio를 기대 가능할 수 있다.

리스크가 크더라도 무조건 높은 기대수익을 쫓는 사람은 Maxium return Portfolio를 구성 즉, 계란을 가장 확실한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 배달하면 된다. VC로 비유하면 가장 확실해 보이는 회사에 직접 크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 혹은 조금 더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조금 더 나아가면 더 다양한 VC에게 출자하여 위험을 분산시키고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VC들에게 나누어 투자할 수 있다. 예를들어 내가 혼자 바이오, 소부장, 컨텐츠 등 모든 분야에 전문가를 하긴 어려우니,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VC에게 출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해당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낸 VC는 단순히 운의 영역을 넘어 각자의 분야에서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좋은 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의미있는 의사결정일 수 있다.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내는건 경쟁이 심하고 어렵고 그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이미 검증된 좋은 VC를 선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쉬울 수 있다. VC라는 업 자체가 펀드비즈니스로 기존의 브랜딩을 레버리지하여 더 좋은 딜을 소싱하기 수월해지고 더 유리한 위치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신생 VC로 독립하기 보다 원래 잘하던 VC가 앞으로 더 잘 할것이라 판단하고 출자하는 전략이 더 Sharpe ratio가 높은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투자자(GP) 입장에선 VC 하우스를 차려 독립하는 것은 워낙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FoF를 운영하는 하우스로 독립을 하는 것도 수익률 가시성 측면에서 좋은 옵션일 수 있다. 반대로 출자자(LP) 입장에서 직접 좋은 VC를 선별하여 출자할 여력이 부족하거나 보다 다양한 VC 포트폴리오 분산을 원하는데 출자 금액의 한도가 부족하다면 FoF에 출자하여 그들의 네트워크와 안목을 믿어 보는 것도 좋은 옵션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FoF는 다 좋은 점만 있을까?

FoF의 단점: 높은 수수료

필자는 수수료를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펀드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수수료만 복리로 아끼면 장기적으로 꽤나 큰 복리수익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투자란 불확실성 위에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가며 조금씩 수익을 통해 증명해가는 과정인데, 확실하게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은 거부감이 들었다. 워런버핏을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은 잦은 매매로 인한 수수료 및 매매비용(슬리피지)는 장기적이 수익률을 가장 확실하게 갉아먹는 존재라고 경고 한다.

그런데 FoF에 투자를 하면, 해당 펀드에 수수료를 내고 FoF가 VC 펀드에 출자하여 수수료를 한 번 더 내게되어 수수료 이중 납부 이슈가 발생한다. 즉, 수수료를 두 번 내게 되는 부담이 있다.

그렇다면 수수료를 더 내면서라도 FoF를 통해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높은 수익, High risk High return!

FoF를 논하기에 앞서 다시 VC 투자 본질로 돌아가 보자. 모험성 자본이라는 말 답게 아주 높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지닌 만큼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면 막대한 보상이 나오는 시장이다.

VC 투자의 대표적인 특징을 4가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Performance: VC 펀드는 지속적으로 시장의 수익률을 능가해왔다.
  2. Dispersion: Top tier VC의 수익률을 시장을 훨씬 더 아웃퍼폼했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즉, 최고의 VC 펀드에 투자하지 않으면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과를 받을 수 있다.
  3. Persistence: Top tier VC는 그 다음 펀드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이 높다. 즉, 제일 잘하는 VC 펀드에 접근하는 게 어렵다라도 어떻게든 잘하는 곳에 투자해야한다.
  4. Concentrated Diversification: 과거 데이터를 보면, Top tier VC라도 VC 투자의 속성을 고려해봤을 때 특정 vintage Fund의 수익이 저조할 수도 있다. 즉, Fund의 Multi vintage 접근 방식이 유효하다.

(1) Performance: VC 펀드는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겨왔다.

Source: Cambridge Associates. Data as at June 30 2021. (*mPME is the constructed market performance based on venture performance for the period.)

위의 차트에서 알 수 있듯 VC 펀드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시장의 벤치마크인 나스닥, S&P500을 아웃퍼폼해왔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VC 펀드 수익률의 기준은 모든 VC 펀드의 단순 산술평균이 아니고 미국의 상위 25% VC펀드의 수익률만 모수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모든 VC 펀드의 수익률을 단순 산술평균해본다면 꽤 많은 경우 시장 수익률 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우리는 아무 VC 말고 제일 잘하는 VC에게 투자해야 한다.

(2) Dispersion: 진짜 잘하는 Top tier VC는 압도적으로 잘한다.

Source: TOP Analysis, Kaplan(2022) and Cambridge (2022). Performance data to 2020. PME as weighted

왼쪽의 차트를 보면, VC 펀드의 상위 1분위 (~25%)는 그 다음 2분위(25~50%) 펀드 대비 IRR 기준 +28% 아웃퍼폼, Public Market(S&P500 지수 등 시장 벤치마크) 대비 약 +37%의 수익률을 아웃퍼폼한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쪽 차트에선 상위 5%안에 들어가는 VC Fund는 시장 수익률 대비 IRR 기준 +26%를 아웃퍼폼 하였으나, 중앙값에 속하는 VC Fund는 시장 수익률 대비 -0.9% 수준 하회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즉, VC는 잘하는 Top tier가 압도적으로 잘하고 애매한 중간은 시장을 하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IT버블이 한참이던 1999년, 2000년, 2001년 빈티지의 VC 펀드는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5% 이내의 VC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6%, 12%, 19% 수준으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Source: Morgan Stanley(Morningstar, Pitchbook) 2020 - Venture and Buyout fund returns based on vintage years 1980~2018; hedge fund returns based on trailing 5-year annualized net of expenses with income reinvested.

다른 자산군에 비해 VC 펀드는 매니저에 따라 수익률에 대한 표준편차가 큰 편이다. 그 만큼 투자를 더 잘하는 VC 하우스, 매니저를 잘 선별하여 투자를 하는게 중요하다.

(3) Persistence: 잘하던 VC는 앞으로도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

펀드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해당 펀드매니저의 펀드가 과거 1년, 6개월, 3개월, 1개월 별로 몇 % 정도의 수익을 기록했는지를 확인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기억에 남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과거의 수익률이 앞으로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

대중이 쉽게 접하는 펀드는 주로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 주식 액티브 펀드인데, 과거 수익률이 높은 경우 앞으로도 잘 운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평균 회귀로 인해 수익률이 다시 떨어지기도 한다. 즉, 최근 수익률이 높아 가입한 펀드가 오히려 고점에 가입하여 투자이후로는 성과가 저조할 수 있다.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매니저가 누구냐에 따라 투자 가능한 주식이 달라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투자할 기회가 열린 시장이고 결국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포트폴리오리르 구성할지에 따라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결정된다.

그런데 VC 펀드는 조금 다르다.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의 특성상 투자 가능 대상이 매니저별로 다르다. 즉, Deal Sourcing이 중요하다.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를 얻으려면 스스로 좋은 VC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결국 VC 투자는 브랜딩 비즈니스이다."

과거에 좋은 수익률을 입증한 VC는 앞으로 더 많은 LP로부터 주목을 받아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확률이 높고, 더 좋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위해 IR 요청을 해온다. 선순환의 고리가 이어져 자체의 브랜딩으로 자산이 쌓인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과거에 수익률 기준 상위 25% 구간에 들어간 Top tier VC는 후속 펀드 또한 상위 25%에 들어갈 확률이 45% 수준이었다. 이는 무작위로 선택될 경우 대비 거의 2배에 달하는 유의미한 확률이다.

(4)Concentrated Diversification: 계란은 가장 튼튼한 바구니에만 나눠 담아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은 어느 바구니가 좋은 바구니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가장 튼튼한 바구니가 명확하다면 그 바구니에 몰아서 담는것이 우월 전략일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에는 100% 확실성을 보장할 수 없으니 가장 튼튼한 바구니들을 선별하여 나눠 담아야 한다.

아무리 튼튼한 바구니라도 폭풍우 속에서 깨질 수 있듯, 아무리 뛰어난 VC 하우스 및 매니저라도 본인의 투자 철학에 맞지 않는 환경에선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분산이 필요하다.

즉, Top tier VC를 몇 곳 선별하고, 다각화 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한다.

Source: TOP Analysis; Monte Carlo simulation based on data from Cambridge Associates

가는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은 랜덤으로 VC 펀드를 선택하여 투자하는 경우를 말하며, 이 경우 시장 평균 수익률 대비 저조한 수익을 기록할 확율이 50% 이상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전 빈티지 펀드에서 상위 25% 이내에 있던 VC 펀드에만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성과는 +6% 향상될 뿔만 아니라 97.4%의 확률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연도의 투자 수익이 저조할지라도 Top tier VC는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을 보여왔고, 정성적으로 해석하더라도 브랜딩이 누적되어 더 좋은 투자 건을 독점하기 수월하여 좋은 성과를 내기 유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국 Top tier VC를 선별하고, 그들에게 더 다양한 빈티지 펀드에 지속적으로 출자를 하는 것이 꽤 유효한 전략이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상 최소 출자금액, 출자 인원 제한 등으로 모두가 가장 뛰어난 VC의 LP가 되기 어렵다.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으로 FoF를 통해 하나의 펀드에 출자하고 그 펀드가 다시 여러개의 Top tier VC 펀드에 출자하는 방법이 있다.

즉, FoF는 적어도 VC 투자에서 만큼은 더 좋은 VC를 잘 선별하면, 그들이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 가능할 확률이 높을 뿐더러 VC에게 출자할 기회도 희귀한 점을 보면, FoF를 통한 VC 투자가 유의미한 우월 전략일 수 있겠다.

FoF 운용사에게 남겨진 숙제

FoF에 투자한다는 건 투자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더 잘하는 VC에게 다시 투자할 기회를 얻는 다는 측면에서의 장점이 있으나, 수수료를 이중 부담하게 되는 단점도 있다. 그만큼 FoF를 운용하는 운용사에겐 다른 운용사와 마찬가지로 수익률로 증명해야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 차별화된 초과수익으로 시장에 증명하지 못하면 투자 업계는 냉정하다. 거기서 FoF 운용사의 고민은 시작되는데, 검증된 Top tier VC에게 투자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앞으로도 '적당히 잘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VC의 AUM 규모가 커질 수록 Multiple 기준 10배 이상의 펀드성과를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술에 따른 축구 포메이션

결국 축구 감독이 축구선수들의 포메이션을 4:2:4로 할지, 4:3:3으로 할지와 같이 FoF를 운용하는 매니저는 Asset Allocation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된다. Top Tier VC에 투자하는 전략은 IRR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든든한 수비수라고 한다면, 펀드 금액의 일부 Emerging VC라고 불리는 신생 VC하우스 혹은 특정 테마에 뛰어나게,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VC하우스에게도 출자하여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 경우 스타트업에게 직접 투자하는 것 보단 상대적으로 덜 risky하면서도 해당 VC의 특정 투자가 대박이 났을 경우, 그 수익을 어느정도 함께 향유 가능한 전략이다.

위에서 잠시 알아본 켈리공식을 참고하여 Top Tier VC와 Emerging VC에 어느정도로 출자하는 것이 최적일지도 고민해볼 수 있다. 물론 큰 틀의 운용 철학과 로직은 있겠으나 여전히 운과 직감의 영역이 존재하므로 예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