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 DST Global

조용한 컨트라리안, 글로벌 아비트라져, 노터치 파운더 프렌들리. DST Global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14일차: DST Global

DST Global Highlight

  • 창업가 Yuri Milner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이론 물리학으로 Ph.D 과정을 밟던 중 한계를 느끼고 진로를 틀어 Wharton Business School에 진학합니다. 이후 투자 및 M&A 업무를 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eBay나 Amazon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급부상하는 것을 주목하고 러시아에도 충분히 비슷한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는 Netbridge를 창업해 미국의 IT 사업모델들을 러시아에서 인큐베이팅하거나 투자하는 일을 하고, 이후 2001년 러시아의 인터넷 기업 Port.ru와 합병하면서 Mail.Ru라는 이름의 회사를 이끌게 됩니다.
  • DST Global은 2009년 Mail.ru Group(현 VK Company)으로부터 spin-off되어 설립된 growth stage VC입니다. 글로벌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계열 분리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Check size가 통상 ~$200M 정도인, 이미 잘 알려진 회사의 Series C 이후에 투자하는 셈입니다.
  • AUM은 ~$50B 수준으로 추정되며, 2015년 기준으로 DST Global의 자산 배분은 40%미국, 40%중국, 20%인도 및 유럽이었다고 합니다. 투자 실적은 별도 공개된 바 없습니다만, 잘 알려진 몇 개의 투자건들이 명시적으로 엄청난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준 점, 그리고 Yuri Milner가 직접 2021년 초까지 원금 손실을 기록한 투자건은 단 두 건 뿐이었다고 말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업계 최상위 수준의 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다음과 같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 미국: Facebook, Twitter, Airbnb, Snap, WhatsApp, Doordash 등
    • 중국: Alibaba, JD, Xiaomi, Bytedance, Meituan, Didi 등
    • 인도: Flipkart 등
    • 한국: 당근, 컬리
  • "러시아 자본" 프레임으로 공격받기도 했습니다. Yuri Milner가 러시아 출신인데다가, DST Global 출범 초기에 초기 투자자로서 도움을 준 러시아 철강 재벌 Alisher Usmanov가 대표적인 친 푸틴 인사이기 때문이죠. DST Global은 대중 및 투자자들에게 "DST Global의 투자 활동은 러시아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 특이하게 파트너들의 초기 단계 개인 투자를 허용하는 것을 넘어 장려합니다. DST Global 본계정으로 투자하기에는 사이즈가 작지만 유망하다고 여겨지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며, 언론에는 DST Global Partners라는 명칭으로 보도됩니다. 일종의 딜 소싱 파이프라인으로서 기능하는 셈이죠. 우리나라 회사 중 DST Global Partners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플렉스, 마크비전, 그리고 레브잇이 있습니다.
DST Global

역대급으로 아무것도 없는 홈페이지. 팀 소개, 포트폴리오 소개, 인사이트 아티클로 가득한 다른 VC들을 떠올려 보면 퍽 신선하다.

DST Global의 대담한 생각들 (contrarian)

앞서 살펴본 모든 VC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contrarian이었는데요(그래서 저희가 특히 선정한 것이기도 하지만요!), 오늘 살펴볼 DST Global는 다른 매체에서도 특히 maverick, 이단아같다는 평을 듣곤 하는 VC입니다.

글로벌 투자를 하는 VC도 흔치 않은데, 확장 경로는 더 특이합니다. 국제관계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러시아에서 출발해 중국에도 많이 투자하고 미국으로 진출했으니까요. 무엇보다 규모도 크고 성과도 엄청나고 그 행보 또한 일반적이지 않아서 이래저래 눈에 띄기 마련인데, 꽤나 조용한 편이라는 점도 특이합니다. 팟캐스트 등으로 열심히 소통하는 것도 아니고, 인사이트 리포트를 열심히 발간하지도 않습니다.

Quiet is the new loud!

1) Identify Early: 이거 확실하게 뜰 것 같은데?

모든 VC에게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바로 macro trend를 읽어 내는 능력일 것 같습니다. 이미 와 있는 상태에서 알아채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겠지요. 남들보다 빨리 알아채는 것, 트렌드가 언제 도래할지 아는 것, 그 트렌드가 얼마나 핵심적인지 분간해내는 것이 진짜 실력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DST Global은 무엇에 주목했는지 알아봅니다.

2) Arbitrage Globally: 이거 딴 데서도 될 것 같은데?

창업 아이템을 정할 때 가장 자주 보이는 유형 중 하나가 "해외에서 잘 된 사업모델 복사하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DST Global도 이런 방식으로 투자합니다. 잡은 건 잡은 대로, 놓친 건 놓친 대로, 한 지역에서 성공한 모델의 해외 버전을 찾아서 투자합니다.

3) Move Flexibly: 유연하게 가도 될 것 같은데?

앞서 살펴본 많은 VC들이 founder friendly를 내세우고 있었지만, 그 방식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DST는 회사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딜 구조도 과감하게 추진하는 방식으로 그들만의 founder friendly를 실천하고 있죠. 그 밖에 내부 직원들이 투자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타 VC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In Startup World, No Shock Over Yuri Milner Role in Paradise Papers | WIRED
DST Global의 창업자 Yuri Mil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