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 : General Catalyst

침체된 VC 시장의 중요한 촉매가 될 수 있을까?

19일차 : General Catalyst

General Catalyst Highlight

  • 제네럴 카탈리스트 파트너스 (General Catalyst Partners, 이하 GC)는 역사가 오래된 VC임에도 최근 도발적인 행보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혹은 조롱받는 VC이기도 합니다.
  • GC는 2000년 조엘 커틀러(Joel Cutler)와 데이비드 피알코(David Fialkow)가 메사추세츠 지역에서 설립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GC의 존재감과 색깔을 만들어낸 것은 현재 CEO인 헤만트 타네자(Hemant Taneja)라고 볼 수 있습니다.
  • GC는 2022년 기준 USD 33Bn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불황기임에도 2024년 4월 USD 6Bn에 달하는 규모의 신규 테크 펀드를 결성하면서 대형화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GC는 동부 출신의 아웃사이더였지만 2010년 헤만트를 필두로 실리콘밸리 오피스를 만들면서 소위 주류 네트워크에 편입되는 탑티어 VC로 자리잡았습니다. 주요포트폴리오로는 Airbnb, Snap, Stripe, Warby Parker 와 같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 GC는 투자사로서의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합니다. 컴퍼니빌딩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는데, 헬스케어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exit을 만들어냈던 Livongo를 포함하여, Commure, Tendo, Homeward, Hippocratic AI를 같이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병원 네트워크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 GC의 수장 헤만트는 'Responsible innovation'을 이야기하며 VC와 기술 스타트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응원과 동조를 받는 동시에, 많은 동료들의 조롱과 욕을 이끌기도 하고 있습니다. 헤만트가 이끄는 GC는 회사의 이름처럼 시장의 변화를 촉발하는 '촉매'가 될 수 있을까요?
General Catalyst
Investing in powerful, positive change that endures.

일반적인 VC와 달리 '미션'으로 가득 찬 웹사이트

General Catalyst의 대담한 생각들 (contrarian)

GC는 2000년도에 설립된 VC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GC의 가장 재밌는 행보는 2021년 CEO가 된 헤만트 타네자와 함께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역사를 중심으로 다루었던 다른 오래된/대형의 VC와 달리 GC는 현재의 이슈들 위주로 조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책임감 있는 혁신, 목적을 수반한 이윤

클라이너 퍼킨스, 코슬라벤처스, 그리고 제네럴 카탈리스트. GC는 VC와 스타트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Responsible Innovation'을 회사의 미션으로 삼고 있습니다. VC와 기술 스타트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헤만트와 GC의 생각을 들여다봅니다.

2) VC여 연대하라!

GC는 사회적 임팩트를 내는 방식에 있어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동료들을 규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뱅크, AI 등 최근 스타트업 씬의 가장 영향력있는 사건에서 GC는 언제나 깃발을 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GC가 선봉장으로서 제시한 깃발이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죠.

3) VC여 행동하라!

GC는 VC의 역할을 전통적인 범위 내에서 한정시키지 않습니다. 이전부터 co-creation을 강조했던 GC는 많은 기업들을 컴퍼니빌딩 한 것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병원 네트워크를 인수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움직이는 VC, 제네럴 카탈리스트는 어떤 선언과 연대에 이어 어떤 행동을 해내고 있을까요?

GC는 그 회사의 이름과 같이 변화의 촉매 역할을 자처합니다

생각 들여다보기 1. 책임감 있는 혁신, 목적을 수반한 이윤

제네럴 카탈리스트는 2000년에 설립된 회사로 역사가 긴 편에 속하지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게 된 것은 현재의 CEO인 하멘트 테나자가 본격적으로 활동의 폭을 넓힌 비교적 최근인 2010년대부터입니다.

MIT 출신의 하멘트는 작은 스타트업을 하나 매각한 이후, 조엘 커틀러와 데이비드 피알코가 메사추세츠 지역에서 설립한 이 회사에 2002년 조인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그의 투자자로서의 행보는 클라이너 퍼킨스, 코슬라 벤처스와 마찬가지로 '클린테크' 영역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그들과 마찬가지로 큰 손실이었죠. 하멘트는 당시 클린테크 영역에서 USD 20M 수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GC와 하멘트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됩니다. MIT 출신의 Greg Brokman이 CTO로 있는 Stripe에 투자하며 소프트웨어 기술 창업 영역에서 좋은 레코드를 쌓음과 동시에, GC의 두 창업자는 하멘트를 실리콘밸리로 보내면서 첫번째 베이 아레아 지역의 오피스를 열게 됩니다. 하멘트와 GC는 비록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존재감있는 VC는 아니었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데 성공합니다.

헤만트 타네자의 주요 리드 딜 리스트

2013년 Snap, 2014년 Gusto, 2017년 Grammarly 등에 투자하며 좋은 레코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낸 하멘트는 2021년 GC의 CEO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첫 투자 영역들과 같이, 또 그 트렌드를 이끌었던 존 도어, 코슬라와 유사하지만 또 다르게 시장에 임팩트 있는 미션을 제시하는데에 압장 서기 시작합니다.

GC의 미션은 'Investing in powerful, positive change that endures' 입니다. 그들은 비단 규모있는 변화에 베팅하는 것을 넘어, 긍정적인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헤만트는 규모있고 전복적인 기술 혁신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에서 'Responsible Innovation'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제시한 '책임감 있는 혁신'의 7대 원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 Innovate Intentionally
  • Advance Inclusive Prosperity
  • Respect People & Their Privacy
  • Operate with Accountability & Transparency
  • Build Sustainably
  • Champion Diversity
  • Promote a Healthy Society

헤만트는 수익을 벌어들임에 있어서도 목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돈만 벌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금융업계에서 사회적 임팩트와 목적성을 강조하는 그의 입장은 다소 독특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Everything we do, it needs to be for profits and purpose. It's not either-or" - Hemant Taneja

생각 들여다보기 2. VC여, 연대하라

헤만트와 GC의 속사정을 모두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VC와 기술 혁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시장에 원칙과 어젠다를 내뱉는 이유에는 정책에 대한 변화와 대응이 중요한 것으로 유추됩니다. 실제로 그는 정책기관, 국제기구, 뉴스 등에 등장하여 VC의 사회적 임팩트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는 데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헤만트와 GC의 생각은, 그들의 미션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Responsible Innovation Labs를 통해 들여다 볼수 있는데요, 웹사이트를 들어가자마자 전면에 나오는 것은 스타트업들이 미국 대선을 앞둔 현재 시점에서 정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감 있는 혁신에 기반한 운영원칙을 세울 수 있는 플레이북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election cycle을 앞두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아래와 같은 것을 준비하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1. Assess your startup's risk

안전, 평판, 법률 등 election cycle에 맞추어 생길 수 있는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체크리스트를 통해 면밀히 검증하고 팀원, 이사회, 주주들과 대화하며 합을 맞출 것을 강조합니다.

  1. Calibrate your risk tolerance and priorities

리스크의 규모, 발생가능성, 발생 시의 비용 등을 고려하여 팀의 내부적인 위험수용도를 체크하고 스탠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1. Make a plan, update your policies, and monitor

감지된 리스크와 내부적인 위험성향에 기반하여 행동을 하기 위한 계획과 정책 변화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지켜볼 것을 강조합니다.

Responsible Innovation Labs
Ambitious founders and investors building enduring companies for the good of us all. Learn more about our resources and events focused on practical action for responsible company building.

이와 같은 활동 등을 통해 헤만트와 GC의 '책임감 있는 혁신'은 비단 아름다운 당위성에만 그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헤만트는 기술 기업들이 정책적 변화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동적인 대응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실제로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역시 중요한 어젠다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전술 중 하나로 VC를 중심으로 한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헤만트가 GC의 운전대를 잡은 이후, GC가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게 등장했던 것은 2023년 초 실리콘밸리뱅크가 유동성 리스크 하에 규제 당국으로부터 셧다운 된 순간이었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뱅크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일부 VC들이 포트폴리오 기업들에게 자금을 빼도록 유도하면서 문제가 촉발되었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실리콘밸리뱅크 위기때 Rippling에 크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던 그린옥스는 2022년 말부터 포트폴리오 기업들에게 실리콘밸리뱅크의 위험을 강조했었죠.

GC와 헤만트는 규제당국이 실리콘밸리뱅크를 셧다운 한 다음날 주요한 VC들을 규합하여 실리콘밸리뱅크를 지지하고, 자신들을 포함하여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실리콘밸리뱅크와 다시 거래를 하게끔 할 것이라는 성명을 배포하였습니다. 이 성명에는 Accel, KP, Khosla, Greylock 등 탑티어 VC를 포함하여 110개의 VC가 서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영향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문제가 발생한 다음주 미국 규제당국은 실리콘밸리뱅크 및 은행에 묶인 계좌들에 대한 구제책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들어 GC와 헤만트가 실리콘밸리 VC 씬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린 것은 2023년 11월 발표한 'Responsible AI Commitment' 서명입니다. 그는 미국의 상무부 장관인 Gina Raimondo를 포함하여 35개 이상의 VC와 주요 기술기업이 서명에 참여했음을 밝히며, 혁신의 속도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술의 안 좋은 use case에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미국 상무부와 백악관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AI 스타트업 및 투자자들을 위한 'Responsible AI Protocol'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성명에 대하여 대립각을 세운 곳들도 다수 등장했다는 지점입니다. 대표적으로 a16z의 마크 엔드리슨는 단 두 단어로 이 성명 자체를 일축했죠.

또 Founders fund의 CMO인 마이크 솔라나(Mike Solana)는 이러한 하멘트의 행동이 AI 기업들에 대한 억압적인 제약으로 이끌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Orwellian Bullshit'이라는 강한 표현과 함께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Orwellian은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의 이름을 따서 프로파간다, 감시 등으로 인해 자유롭고 열린 사회를 무너뜨리는 행위들을 일컫는 수식어구입니다.)

해당 성명이 논란이 된 이후에는 이에 참여했던 Bain capital과 Felicis가 서명을 철회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향이 불러일으켜졌고, 실리콘밸리에서는 하멘트가 VC들을 규합하여 정책적 방향성을 이끄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부터 thrive capital에 투자하며 다른 VC와의 파트너쉽을 만들어내는 것에 적극적이었던 GC는, 유럽에도 책임감 있는 혁신을 전개하기 위한 파트너를 만드는 등 VC간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본인들의 필드를 만들기 위한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늦기 전에 올라타는 게 좋을걸?"

생각 들여다보기 3. VC여, 행동하라!

GC가 단순히 여러 선언을 외치며 뒷방에 물러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본인들의 어젠다에 맞다면 시장에서 독특한 시도일지언정 직접 행동해 나가고 있는 벤처캐피탈이죠.

먼저 GC는 컴퍼니빌딩에 엄청나게 적극적입니다. 심지어 그들의 전략을 설명한 웹사이트에는 컴퍼니빌딩을 너머 카테고리 빌딩을 한다는 자신감 섞인 선언이 적혀있기도 합니다.

Our Strategy | General Catalyst
The greatest companies are built over time. That’s why we take a long-term view to investing, providing support to meet the evolving needs of founders and businesses along the entire journey — beyond the initial vision, past the “first act,” and any finite endpoint.

GC는 2023년 초 Hippocratic AI에 대한 컴퍼니 빌딩 사례를 언급하며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가장 복잡하여 어려운 문제들은 대담한 창업가, 통찰력 있는 산업 리더, 그리고 경험있는 투자자들이 카테고리를 정의할 회사를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강하게 협력하며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GC는 투자자로서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단순히 성장을 돕는 것을 떠나 업을 정의하는 단계에서부터 참여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GC가 컴퍼니빌딩을 진행했던 사례 중 Livongo는 2020년 헬스케어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높은 밸류인 USD 18.5Bn에 Teledoc에 인수되며 GC의 net 수익만 USD 1Bn이 넘을 정도로 굉장한 성공을 보주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GC와 밀월관계인 Thrive capital 역시 컴퍼니빌딩에 진심이라는 사실인데, 2014년에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Cadre를 같이 컴퍼니빌딩하기도 했습니다.

General Catalyst’s new health system company to acquire Summa Health
Editor’s note: This story has been updated with additional details and comments from General Catalyst. | The venture capital firm’s deal would make the Ohio nonprofit a wholly owned subsidiary of the recently launched Health Assurance Transformation Corp. The deal still requires regulatory approval.

최근 GC가 보이고 있는 가장 공격적인 행보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10월 GC는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자문업과 기업 인수를 주요 기능으로 하는 'Health Assurance Transformation Corporation (HATCo)'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첫번째 행보로 2024년 1월 오하이오 주 애크런 시 기반의 병원 네크워크인 Summa Health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수딜을 진행하였습니다. Summa Health는 큰 병원 캠퍼스 2 곳을 포함하여, 15개의 커뮤니티 메디컬 센터, 재활 센터, 보험 법인 등을 갖고 있는 병원 네트워크로 향후 GC의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지속가능한 혁신을 가장 먼저 검증할 수 있는 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GC는 본인들의 비전을 전개함에 있어서 직접 네트워크를 빌드하고, 기업을 인수할 정도로 투자자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네럴 카탈리스트의 행보는 많은 동료 및 대중으로부터 의심, 조롱,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헤만트는 뚝심있게 본인의 비전을 실행할 자원을 모으고 있습니다. 2024년 초 GC는 무려 USD 6Bn에 달하는 대형 펀드를 런칭하며 그들의 비전이 대규모 자본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재밌는 지점은 GC를 적대적으로 비난한 마크 엔드리슨이 이끄는 a16z가 USD 7.2Bn 규모의 대형 펀드를 런칭하였고, 이 두 펀드가 2024년 미국에서 벤처펀드에 들어간 자금 중 무려 44%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금리 인상기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이한 미국 벤처 씬에서 대규모 자본, 명확한 미션과 어젠다, 업계 동료 파트너들, 능동적인 행동 전략, 그리고 맞서 싸울 대항 진영까지 만들어낸 GC와 헤만트 테나자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요?

[기타 참고자료]

https://www.theinformation.com/articles/the-startup-investor-who-earned-andreessens-ire?rc=knrdg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