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 : Index Ventures

Index의 글로벌 전략을 중심으로

11일차 : Index Ventures

Index Ventures Highlight

  •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 이하 인덱스)는 글로벌 탑티어 VC 중에는 독특하게도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는 VC입니다. 인덱스는 유럽 VC 산업의 탄생을 이끈 하우스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 인덱스는 1996년 닐 라이머(Neil Rimer)가 형제 데이비드 라이머(David Rimer) 그리고 친구 쥐세페 조코(Giuseppe Zocco)와 함께 스위스에서 설립하였고, 2002년 런던으로 헤드쿼터를 옮겼습니다.
  • 인덱스는 유럽 지역에서의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하였고, 2003년부터는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열고, 2022년에는 뉴욕에 사무실을 열 정도로 '글로벌'에 진심인 회사입니다.
  • 인덱스는 Skype, Just Eat, Deliveroo, Supercell, Adyen, Wise 등 유럽의 기라성 같은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함께 하였습니다. 또한 Dropbox, Slack, Roblox 등 미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성과 역시 훌륭합니다.
  • 인덱스는 모든 스테이지, 모든 지역에 투자하는 하우스로, 시드 - 벤처 - 그로쓰 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결성된 각 레이블 별 펀드 규모는 아래와 같습니다.
Index Ventures | Index Ventures
Partnering with exceptional entrepreneurs from SF to NY, London to Tel Aviv, from Seed to IPO.

We invest in who you are, not just what you do

Index Ventures의 대담한 생각들 (contrarian)

인덱스는 글로벌 탑티어 벤처캐피탈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VC입니다. 그런데 같이 거론되는 VC 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특이한 점은 미국을 본적으로 두고 있는 대부분의 VC들과는 달리, 인덱스의 뿌리는 유럽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VC 산업의 변방에서 시작된 이 회사가 어떤 철학 하에 글로벌 탑티어로 도달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또 어떤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보시죠.

1) 미국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이스라엘로,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인덱스가 '글로벌'에 진심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회사의 성장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어떤 궤적을 그려왔을까요?

2) '다문화 펌' 인덱스만이 할 수 있는 스타트업 무역

인덱스의 넓은 보폭은 전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유니크한 밸류애드를 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3) VC가 틱톡을?

미디어쟁이의 대표주자 A16Z를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VC들은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다만 인덱스처럼 틱톡까지 해 볼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죠. 대-숏폼의 시대, VC도 틱톡을 시작해야 하는 걸까요? 인덱스는 틱톡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을까요?

오피스가 위치한 주요 지역의 현재 시간을 띄워 놓은 웹사이트

생각 들여다보기 1) 미국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이스라엘로,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고, 스위스에서 자란 닐 라이머는 1980년대 스탠포드 대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1세대 VC 중 하나인 NEA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친구의 과제를 도와주다가, VC라는 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닐 라이머는 1991년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 아버지 제럴드 라이머가 하고 있던 채권 트레이딩 펌 'Index Securities'의 구조조정을 도왔습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고객으로 있던 기관 투자자들을 유럽의 기술 스타트업들과 '딜 by 딜'로 하나씩 연결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1996년에는 형제 데이비드 라이머 등과 함께 인덱스 벤처스를 만들어 이러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VC 라는 구조 안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덱스는 유럽 최초의 VC 펌 중 하나이며, 닐 라이머는 '유럽 VC의 대부'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1년도에 닐 라이머는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서의 VC 산업의 탄생에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되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닐 라이머는 이후 펀드를 모으는 과정 동안 매번 'What is Venture Capital?'이라는 장표부터 시작해야 했지만, 1996년 USD 17M의 파일럿 펀드, 1998년 USD 180M 규모의 본격적인 첫 펀드를 만들며 본격적인 투자활동을 시작합니다. 닐 라이머는 훌륭한 창업자들은 결국 어디서나 나타날 것이다라는 thesis하에 유럽에서 출발하는 창업자들을 돕기 시작했고, 스스로 이를 contrarian move로 평가합니다.

Neil Rimer

초기 결성한 펀드를 통해 SCM Microsystems, Virata 등에 투자하며 좋은 성과를 내던 닐 라이머와 인덱스는, 2002년 런던에 헤드쿼터를 설치했고, 이후 Skype(덴마크), Just Eat(덴마크), Deliveroo(영국), Supercell(핀란드), Adyen(네덜란드), Wise(영국) 등 유럽의 기라성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유럽에서의 VC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냈습니다.

VC가 없는 시장에서의 성공을 맛 본 인덱스의 국가 경계를 넘나드는 사고는 글로벌 확장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액션들로 이어졌습니다. 2003년에는 다른 VC들에 비해 굉장히 빠르게 이스라엘에 투자를 시작했고, 2010년대 언저리까지 전체 펀드의 15~20%를 이스라엘에 투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투자 포션을 넓혀갔습니다. Wiz, Fireblocks 같은 이스라엘 기업을 발굴하고 그로쓰 단계까지 투자를 이끌던 인덱스는 2022년에 텔아비브 베이스의 파트너를 최초로 지명하는 등 이스라엘 지역 투자에 대한 진심을 최근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 분쟁 상태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인덱스

인덱스의 다른 글로벌 확장 노선은, VC 산업의 원산지 미국으로 역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닐 라이머는 유럽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꽤 괜찮은 규모의 성공을 이루었지만, 구글 크기의 성공을 이루지 못했음에 갈증을 느꼈습니다. 이에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두 번째 헤드쿼터를 설치한 인덱스는 미국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보폭을 늘려갔고, 2010년대에 걸쳐 Figma, Datadog, Robinhood, Roblox와 같은 우수한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말에는 뉴욕 스타트업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였다는 판단 하에 뉴욕 사무소를 개소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을 중심으로 하고 있던 PE나 헤지펀드 중 VC 판에 들어온 'tourist investor'들은 떠나갈 것이고, Datadog이나 Etsy 처럼 뉴욕을 베이스로 한 스타트업들이 성공한 사례가 나오면서 뉴욕 지역에서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이미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에서도 20개가 넘는 뉴욕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상태이지만, 본격적인 뉴욕 진출을 위해 거점을 셋업하게 된 이유입니다.

Why Index Ventures thinks New York City is the place to VC in 2023 | Bloomberg LP
A Cornell Tech @ Bloomberg conversation with Index Ventures’ Martin Mignot & Shardul Shah about why now’s the time for the VC firm to set up shop in NYC.

꽤 오래전인 2014년에 이미 인덱스는 USD 550M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며 '런던, 샌프란시스코, 베를린, 뉴욕, 스톡홀롬/북유럽, 텔 아비브, 파리'에 포커스하겠다고 했고 (이렇게 많으면 '포커스'가 맞나요?), 2021년도에 들어서는 'Everywhere'에 투자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인덱스는 점점 더 투자의 국가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인덱스의 주요 IPO 엑싯 성과. 기업들의 지역 거점이 다양하다

생각 들여다보기 2) '다문화 펌' 인덱스만이 할 수 있는 스타트업 무역

글로벌을 좋아하는 인덱스는 스스로의 인력 구성에 있어서도 '다문화 펌'을 지향합니다. 2016년 기사에 따르면 10명의 파트너는 각기 다른 7개 나라의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2017년 런던의 파트너 얀 해머(Jan Hammer)에 따르면 모든 파트너들이 유럽과 미국 양쪽에서 살았거나, 일했거나, 공부한 적이 있다고 하죠. 이처럼 인덱스는 국가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얀 해머는 문화나 비즈니스 관습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념, 강한 비즈니스 모델 등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기저의 요인은 지역의 경계에 갇히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그는 본인이 투자한 시드니에 있는 대표나, 런던 같은 블록에 사는 대표나 같은 거리감의 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또 대니 라이머는 인덱스를 '아웃사이더들(Outsiders)'로 정의하는데, 인덱스는 참여하기 보다는 거리를 두고 있는 이방인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에 특장점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Index Ventures: Danny Rimer | Index Ventures
Danny Rimer is an investor and partner at Index Ventures. He opened the firm’s London office in 2002 and the San Francisco office in 2012, before returning to London in 2018. He has been ranked by Forbes as one of the world’s top investors for over a decade.Danny has always been drawn to working with founders who share his passion for the power of design and his fascination with the intersection of technology and culture. This has informed investments in Figma, Dropbox, Discord, Etsy, Farfetch, Glossier, Patreon and many more. Of his role as an investor, he says: “Our job is spotting someone trying to spark lightning in a bottle working out of their garage and we have to figure out whether they’re the right people to do this, that they have been placed on this Earth to go after this global ambition. We then work tirelessly to help them get there.”Danny’s interest in technology began when he moved to the West Coast at the birth of Web 1.0 in the 90s. Taking a job as an underwriting analyst at Hambrecht & Quist (now owned by JP Morgan), Danny established the boutique investment bank’s internet sector equity research group and worked on the IPOs of Amazon, Netscape, Verisign and more. It was this experience that ignited a desire to work directly with those building companies, and he soon became a General Partner at The Barksdale Group in 1999, before moving to Index three years later.

이러한 인덱스의 문화와 지역 거점은 다른 VC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크로스보더 밸류애드'를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는 더욱더 치밀한 내부적인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 듯하지만, 2019년부터 외부에 배포한 인덱스의 웹사이트에서 그 가장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인덱스가 가장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그들의 출신 성분과도 결부된 'Destination USA'입니다. 'The guide for European entrepreneurs'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리소스는 1) 'Expanding to the US'라는 이름의 핸드북, 2) 팟캐스트 'Destination USA podcast: Stories from startups that crossed the Atlantic'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핸드북 안에는 유럽의 기업들에게 미국 진출의 유형을 알려주고, 언제 진출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딪치게 되는 운영 상의 문제들은 무엇인지, 성장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등 상세한 내용들이 적혀 있습니다. (들어가서 구경해보시면 흥미로운 내용이 많습니다 )

Destination USA | Index Ventures

핸드북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미국에서 성공한 유럽 펌이라는 인덱스의 자부심이 느껴짐과 동시에,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인사이트와 노하우,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지 상상하게 됩니다. 이는 곧 아메리칸 드림을 가진 유럽 창업자들을 인덱스로 이끌 확률을 높일 것입니다.

또한 인덱스는 'Expanding into Europe: A guide for US entrepreneurs'라는 이름으로 반대로 유럽에 진출하고자 하는 미국 기업을 위한 핸드북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을 기점으로 유럽에서 성공한 Accel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찾아보기 힘든) 미국-유럽 양쪽에서의 VC로서의 성공은 단순한 글로벌 거점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거점 간 연결을 통해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듯 합니다.

Expanding into Europe | Index Ventures
A guide for US entrepreneurs

생각 들여다보기 3) VC가 틱톡을?

인덱스에 대해 찾아보다가 발견한 굉장히 특이한 사실은, 이들이 틱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VC들이 미디어 접점을 넓히기 위해 블로그, 팟캐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발행을 하지만, 틱톡까지 발을 넓힌 곳은 거의 없습니다.

@indexventures

인덱스는 틱톡을 미래의 젊은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툴로 보고 접근했습니다. 기업가 정신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짧은 분석 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미국 18세~29세의 절반이 사용하는 이 플랫폼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가설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죠. 인덱스의 틱톡에서 가장 성공한 영상은 Costco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2 VC partners became TikTok creators to reach the next generation of entrepreneurs and demystify the process of investing
Venture-capital firm Index Ventures launched a TikTok account in April 2021 with the goal of reaching a new group of entrepreneurs.

인덱스 벤처스의 틱톡은 2021년 principal로 일하고 있던 Rex Woodbury와 Molly Alter가 기획 및 운영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두 명 다 인덱스를 떠나 다른 투자사에 둥지를 텄습니다. 이에 지금은 외부의 비즈니스 전문 크리에이터들을 섭외해서 영상을 올리고 있는 중이죠. (가장 최근 영상은 그래서인지 화력이 예전만 못하네요. 구독자 성장세도, 뷰 수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Cf) 틱톡을 활발히 운영하는 다른 VC 로는 Redpoint Ventures가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Redpoint는 2021년 디지털 오퍼레이션 조직을 셋업하고, 틱톡,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에 대한 공격적인 접근을 시작했는데 2022년 3,600명 수준이던 팔로워는 현재 3.4만명 수준이고 여전히 활발히 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포트폴리오에 대해 홍보하는 맥락보다는 각종 스타트업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나 게임 콘텐츠들을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틱톡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VC는 (이 분류에 넣기 애매한 감이 있긴 합니다만..) 팟캐스트로 출발해 VC가 된 해리 스태빙스의 20VC일텐데요, 유명인에 대한 인터뷰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20VC의 팔로워는 2022년 4.5만명에서 현재 무려 22.5만명으로 급성장하였습니다.

[조금 다른 생각]

언뜻 생각하기에 틱톡은, 아무리 VC에서 미디어 전략이 중요하다 치더라도, 본래의 비즈니스와 거리가 다소 멀어보입니다. 인덱스에서 틱톡을 담당했던 Rex와 Molly도 틱톡으로 당장 딜소싱이 일어난 사례는 없다고 얘기했죠. 다만 잠재적으로 창업가가 될 수 있는 세대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측면과, 전체적인 미디어 시장에서의 숏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거리를 멀게 두고만 있기에는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게 아닌지'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숏폼 전성시대의 VC의 미디어 전략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요?

[기타 참고자료]

Index Ventures Raises $700M Fund, Opens San Francisco Office (But Keeps Focus On Europe) | TechCrunch
Prolific European venture capital firm Index Ventures has finalized raising a €500 million growth fund (roughly $700 million), its second such fund meant for later-stage investments. The firm will tap the new fund to invest anything from €10 million to €50 million in ventures with proven business and revenue models located around the globe, but primarily companies based in Europe or U.S. companies with international ambitions, partners Saul Klein and Bernard Dallé tell me.
The Index Ventures Guide: Expanding to the US - European Champions Alliance
Expanding to the US – The guide for European entrepreneurs About Index Ventures Index Ventures is an initially European venture capital company, founded in 1996, which has successfully expanded into the US. Today, the venture capital firm has two headquarters in San Francisco and London…
How Index Ventures became Europe’s startup success factory
The London-based venture capital firm has brought a European outlook to Silicon Valley – and its investments reveal a remarkable success rate